餘 (남기다, 나머지, 여가, 여분)​​​​​​​
마당, 비움, 남겨진 공간에 대한 고찰. 물리적 비움을 통해 삶의 풍경을 담는다. 건축적 사고에 의해 비워진 공간은 대지 내에 삶의 장을 형성하고 이를 통해 사람들은 대지에 머물고 건축은 대지 위에서 의미를 가지며 대지의 가능성을 이끌어 낸다. 비워진 공간은 사람, 건축 대지의 관계맺음을 더욱 긴밀하게 하고 공공, 도시, 자연과의 관계를 맺는다. 이러한 '餘'의 개념은 건축작업의 구축에 시작점이 된다.
내부와 외부의 관계맺기​​​​​​​
건축에 대한 모든 고민은 내부와 외부의 관계를 맺는것부터 시작된다. 경제적 논리에 의한 수직적, 반복적 적층과 내부기능으로의 집중은 한국 현대건축에서의 접지의 문제, 외부공간과의 단절, 입면의 단조로움 등의 문제를 발생시킨다. 시대는 소화와 소통을 요구하고 있으나 대지와 인간, 건축과 도시는 단절되어 있다. 건축, 인간, 대지, 자연의 관계맺음에 대한 재조명이 필요하다.
주택에 대한 소고(小考)
주택을 설계하는 일이란 매우 고된 작업이면서도 매우 흥미있는 작업이기도 하다. 한 가족의 요구와 건축가의 건축적 욕구 사이에 공통분모를 찾아내는 과정은 쉽지 않기에 그 만큼 건축주와의 많은 대화와 건축적 아이디어의 논의과정을 거쳐야 제대로 된 집이 지어진다. 주택의 건축개념은 이러한 건축주와의 깊은 대화와 유일무이한 대지의 장소성에 대한 해석으로 영감을 얻어낸다. 그것은 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우리네 삶의 진솔한 모습으로 어렴풋한 유년시절의 따뜻함이다.건축가로서 한 가정의 삶의 터전에 건축적 욕구를 개입시키는 것이 자칫 의아할 수도 있겠지만 이는 그 가능성을 최대한 이끌어 내는 건축가로서의 역할이기도 하다.
나무 : 木 (목재, 따뜻함, 소박함)
'餘'의 개념이 공간을 형성하는 시작점이라면 '餘'의 개념을 구체화하는 방식은 자연 친화적인 목조를 사용하게 되었다. 목재는 친환경 건축소재인 동시에 인간과 자연이 교감 할 수 있는 매개체로 지구환경을 위한 대안적 재료이다. 끊임없이 생성과 소멸을 하는 자연은 가족의 일대기와 유사하며 목재가 주는 따뜻하고 소박함은 진솔한 삶의 모습과도 닮아 있다. 이미 목조주택이 가지는 친환경적인 장점은 익히 알려져 있다. 이제는 이 땅의 풍토에 맞는 수종선택과 다양한 구축의 방식이 논의되어져야 하며, 자연과 인간의 공전이 주택에 대한 본질적인 해답이 아닐까 생각한다.
Architect
강 승 희  ( 姜 昇 熙  /  Seunghee Kang)
도시와 농촌의 건축을 함께 고민하고 있으며, 빼어난 건축보다는 시간과 삶이 녹아있는 보편적인 건축을 주제로 건축활동을 하고 있다. 
건축의 기본적인 생각은 새로운 것을 만들기 보다는 시간의 흐름 속에 함께 할 수 있는 보편적이고 따뜻함을 "담을수 있는 공간"을 구축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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